블랙아웃 필리핀 2nd

Black out, 혹은 Brown out이란 말은 “정전”이란 뜻입니다. 어두운 정전속의 필리핀은 필리핀의 부정적인 면을 더 많이 다뤘던 컬럼입니다. 2009년부터 네이버카페 ” 필싱싱”에서 연재해 오다가 그 양이 많아 지고 지나간 정보를 분리해야할 것같아서 2nd 란 두번째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필리핀에서 우리가 싸워야 할 사람들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6-06-26 01:55
조회
1118

emigrant

필리핀의 환경은 점점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세계경제는 영국의 EU 탈퇴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경제 성장률과 인구 출산률 등을 보면 선진국 주도형의 발전은 분명히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 특히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카페의 주 관심사인 필리핀은 2016년 하반기부터는 대통령이 바뀌는 중대한 시점에 서있습니다.

6월 29일부로 취임되는 듀털테 대통령에게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치안안정”과 “부패청산”에 힘을 더 두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필리핀이 치안이 안정되고 부패가 없어지면 자연스레 경제가 성장하는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입니다. 듀털테 대통령이 다바오에서 해온 정치적 배경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대통령 듀털테는 다바오시장을 20여년 동안 장기 집권하면서 필리핀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지역을 안전한 곳으로 바꿨고 그 효과로 다바오는 외국인이 필리핀에서 가장 살기 원하는 도시, 필리핀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물론 단임 6년이라는 짧은 시간, 정치적 정적이 많은 야당출신, 다바오 같은 작은 지역이 아니라 전국을 바꿔야 한다는 중압감 등이 그가 넘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털테가 집권하면 당장 우리는 현실적으로 바뀌는 것을 몇 가지 체험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필리핀 이주, 이민” 또는 “필리핀 연수”등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실례로 필리핀 유학 및 이주 상담건수가 급증하는 추세이고 “ 뭐? 필리핀에 공부하러 간다고 ? “ “ 필리핀 ? 거기 위험한 곳인데 … 뭐하러 거기로 이민을 가? 길거리 다니다가 총맞는다며 … “ 라는 오해, 선입견들이 급감될 것 같습니다.

실제 은퇴비자 마케터로 수년간 일을 하고 있는 저의 사례도 이런 변화를 감지합니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은퇴비자를 받는 사람들이 “독신” 혹은 “돌싱” 등의 한 명 위주가 대부분 였는데 최근 대부분 “3~4인” 가족 중심의 은퇴비자 신청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필리핀이 안정된 사회가 될 수록 선진국가에서 넘어오는 이민자의 수는 더욱 더 늘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필리핀에 넘어오신 분들 중에 “생계”가 한국에서 받는 돈으로 해결이 되는 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필리핀에서 뭔가를 꼭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분들도 상당수 입니다. 그 분이 처해진 경우에 따라서 필리핀에서 100% 벌어서 생계를 해결 해야 하는 분들도 있는가 하면 50%, 절반만 벌어도 되는 분, 혹은 운 좋게 10~20%정도만 벌어도 필리핀 생활에 지장이 없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좀더 세분해보면, 이런 생계의 시장에 뛰어드는 시점이 필리핀에서 1년정도 버틸만한 초기 자본이 있는 분, 혹은 2~3년 버틸 수 있는 넉넉한 분, 반대로 수개월 이내 빨리 방법을 찾아서 생계시장으로 뛰어 들어야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필리핀에 오신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제목에서 이야기한 “우리가 싸워야 할 사람들”입니다.

먹고 사는 “생계”는 흔히 "전투"에 비교하곤 합니다.
남보다 더 많이 생존경쟁에서 싸워 이기면 잘 살게 되고 남에게 뒤쳐지면 못 살게 되는 어찌 보면 비정한 약육강식의 세계가 이런 경쟁입니다. 이런 논리는 해외에서 더 차갑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한국사람끼리” 혹은 “같은 민족끼리”라는 서투른 혜택을 얻으려고 하는 순간 이 경쟁에서 뒤쳐지게 됩니다.

이런 필리핀에서 생계를 위한 생존경쟁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우리보다 훨씬 센 강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첫째는 “필리피노”들입니다.
필리핀에 처음 온 한국 분 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점이 필리피노들은 대부분 “무식”하고 “아주 일부를 제외하곤 다 못살고” 그들이 하는 영어는 “수준 이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선입견을 갖는 것이 잘못되고 잘 되고를 말하기 전에, 필리핀에 조금 살다 보면 이런 점은 명백히 선입견에 불과하다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선입견의 배경에는 우리가 처음 필리핀을 접하면서 만나는 필리핀 사람들이 대부분 하층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존경쟁의 시장에 뛰어들어 갈 때는 이런 사람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많이 배우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한 해외유학파, 부자, 중상층 이상의 사람들과 부딪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객관적으로 우리는 그들과 뭐가 더 나을까요 ?
더 영어를 잘 하나요 ? 타갈로어는 ? 필리핀의 문화, 경제, 시장의 흐름을 더 잘 보나요 ?
단순히 그들이 우리보다 조금 덜 접하거나 겪어보지 못했던 선진사회에서 살았다는 이점 이외에는 전무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런 점을 냉철하게 인지해야만 합니다.

둘째는 “영어권 외국인”들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의 유연한 어학실력에 대한 예를 드는 것 중에서 “엄마가 세부사람이고 아빠는 팜팡가 사람인데 아기를 낳으면 몇 개의 언어를 할까 ? “ 입니다.
아기는 당연히 최소 4개의 언어를 하게 됩니다.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어, 엄마의 언어인 세부아나, 아빠의 언어인 카팜팡안 그리고 제2 공용어인 영어”입니다.
필리핀은 근대화에서 100여년에 걸친 미국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행정이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관공서에 제출하는 모든 서류, 청구서, 양식 등은 영어를 기본으로 합니다. 아주 드물게 타갈로어도 있는데 이는 영어를 모르는 문맹자들을 위한 특별한 예우입니다.

이 말은 거꾸로 생각하면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필리핀에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해외생활에서 “어학”의 중요성은 어마어마합니다. “단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그 나라를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오해일 수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어학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반면, 이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 노력을 “현실화”시키지 못한 아주 좋지 않은 사례의 대표입니다.

그 이유가 어째건 한국사람들의 일반적인 영어 실력으로 필리핀에 사는, 그것도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외국사람들, 미국인, 영국인, 호주인 등을 생활전선에서 맞서 이기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필리핀 적응력은 비 영어권자인 우리에 비해서 최소 2배이상 빠른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영어를 전공하거나 영어에 소질이 있어 조금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덜 하겠지만 영어를 새롭게 배우기에 나이가 많거나 어학에 소질이 없는 분들에게는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입니다.

마지막 셋째는 모든 이민계의 최강자인 “화교”입니다.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은퇴이민을 하는 민족이 “화교”입니다. 2015년 필리핀 은퇴청 통계로 전체 은퇴이민자중 화교(중국본토 및 대만, 홍콩)의 비율은 50%을 넘습니다. 또한 그들의 선조들이 필리핀에 뿌려놓은 경제적 깊이는 우리나라가 필리핀 이민 2~30년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그들의 필리핀 역사는 스페인에 의해서 개척될 1600년대부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에게 만약 제2 외국권에서 영어를 하는 순위를 매겨보라고 하면, 제1 순위는 필리핀이라고 하고 싶고, 제일 꼴등은 “중국(화교)”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어학에 대한 선입견으로 중국어 어순은 영어의 그것과 비슷해서 중국사람들은 아시아권에서 제일 영어를 쉽게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많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일본사람 다음으로 영어가 어눌하고 이상합니다. 또한 필리핀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화교들은 이상하리라 만큼 대부분 영어를 못합니다. (물론, 잘하는 화교도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일반적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타갈로어”를 아주 잘합니다. 거의 현지인과 구분해서 구별이 안 가는 정도입니다. 또한 “돈”에 대한 그들의 놀라운 집착력은 전 세계에서 욕을 먹는 “유대인”과 비교해 봐도 별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국가”와 “공공” 보다는 “가족”과 “개인”을 생각하는 그들의 폐쇄적인 민족관도 우리가 그들과 경쟁했을 때 부딪치는 큰 벽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들의 친인척이 이미 뿌리 내리고 있는 필리핀의 경제 기반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필리핀에는 이렇게 우리가 싸워야 할 3그룹의 강자들이 있습니다. 여기에 굳이 하나 더 한다면, 같은 먼저 자리 잡은 한국인이나 일본사람 일 것입니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로 많은 화제가 되었던 “성웅 이순신장군” 의 전략처럼, “이기지 못할 싸움은 안하고 이길 싸움만 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떤 무기를 갖고 이 강자들과 싸워야 이길 수 있을까요 ?

어쩌면 필리핀이란 이국, 삶의 전장 속에서 나와있는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돌이켜보면 이들에 비해서 얼마나 초라한지 되새길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우리의 모습으로 운 좋게 이들과 싸워 이기고 남들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생각은 욕망보다는 욕심에 가깝고 기대보다는 도박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점점 “헬 조선” 이라는 신조어 아래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새로운 자리를 잡으려는 분들이 늘어납니다. 그 중에 필리핀은 아마도 큰 비중을 점점 차지 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기대, 새로운 기분은 모든 것을 신선하게 만들지만 그 이면 속에는 우리가 넘어야 할 이런 숙제들이 크게 있다라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을 깨닫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과는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 글이 필리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